2010년도 새남터성당 사목지침
“기도와 배움을 통해 전교하는 공동체”
친애하는 새남터성당 교형자매 여러분! 하느님의 뜨거운 사랑 속에서 2010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올 한해도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이 충만하기를 빕니다.
우리 새남터성당은 순교자들의 피로써 축성된 터전 위에 세워졌습니다. 이 나라 최초의 사제이신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현석문 가롤로, 정의배 마르코, 우세영 알렉시오, 주문모 야고보 신부님과 빠리외방전교회 출신 선교사들이 주님께 큰 영광을 드리기 위해 용감하게 치명의 칼을 받으신 놀라운 증거(證據)의 땅 위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건립되었습니다. 순교자들의 임금이신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종들의 피의 봉헌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이 성당을 어여삐 여기시고 이곳에 머무시기를 기꺼워하시며 우리 모두를 축복하여주십니다.
순교자 성월인 9월은 물론이고 연중 내내 수많은 교우들이 순교자들의 얼을 이어받고 주님으로부터 축복을 받기 위해서 우리 성당을 찾아오고 있습니다. 이 순례자들은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오신 분들입니다. 이제 새남터성당은 전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세계적인 성지(聖地)가 된 것입니다. 우리 교우들은 새남터가 이렇듯이 세계적인 성지로 알려졌음을 모두가 자랑스러워해도 좋겠습니다.
지난해 서울대교구 사목목표는 가정에 초점을 맞추어 ‘신앙의 터전인 가정’이었습니다. 가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은 교회(敎會)이며 신앙이 자라고 완성되는 학교로서, 가정 안에서 형성되고 심화된 신앙은 세상의 복음화를 위한 중요한 요소이고, 가족 구성원을 하나로 이어주는 신앙은 가정을 성화(聖化)하고, 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가 이룩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가정은 우리 신앙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가정 공동체의 의미와 역할을 다시 한 번 강조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우리 본당은 행사 위주의 외적 목표보다는 신앙생활의 내실화(內實化)라는 목표를 세우고 성령 안에서 충실한 열매를 맺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새벽 미사가 부활됨으로써 더 많은 교우들이 성체성사(聖體聖事)의 신비에 참여할 수 있었고, 지속적으로 9일기도가 봉헌됨으로써 본당 행사의 원동력이 주님의 은총에 있음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사 후에 묵주기도를 공동으로 봉헌함으로써 본당 교우들이 성모님의 사랑을 중심으로 함께 모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이로써 “기도하면 주님께서 모든 것을 좋게 이루어주신다.”는 소박하고도 굳은 믿음으로 한 마음이 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많은 교우들이 이렇게 기도 안에서 신앙의 깊이를 더할 수 있었지만, 한편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쉬는 교우들에 대한 관심이 약간 모자라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잃어버린 양들과의 친교와 나눔의 기쁨을 더욱 더 추구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신앙공동체들의 이러한 노력을 매우 좋아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의 비유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루카 15, 6) 잃어버린 양들에 대해서 애틋한 사랑을 지니신 주님을 따라 우리도 보다 더 열심히 교회로부터 멀어진 이들을 찾아나서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또 한편 사랑의 실천이라는 차원에서 우리 본당 공동체가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검토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통해서 우리 인간을 향한 완전한 사랑을 완성하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따라서 사랑의 작은 실천을 이룸으로써 예수님의 소명을 조금씩 이루어 나갑니다. 사랑의 결실이 곧 공동체의 성장이요 하느님 나라가 세상에서 그 지평을 넓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 본당에서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생각하였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음도 사실입니다. 본당에서의 대표적인 봉사단체인 빈첸시오회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우리 본당의 신앙의 실천적 지표(指標)가 어디를 가리키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합니다. 우리의 봉사의 삶이 깨어나야 합니다. 복음이 먼저 우리 본당 공동체 안에서 생명력 넘치는 메시지로 작용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복음이 온 세상을 변화시키는 말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 신앙의 뿌리입니다. 참되고 올바른 신앙은 하느님의 말씀, 곧 성경에 기초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믿음이 허약할 수밖에 없고, 전교(傳敎)에서도 결코 큰 힘을 발휘할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 말씀의 핵심인 복음을 읽고 묵상하고 깨우치지 않는다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은 허망하기 짝이 없습니다. 예로니모 성인은 “성경을 모르면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에 더욱 더 맛들이고 이 감미로운 말씀에 깊이 잠기면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영적인 에너지를 얻고, 복음선포에로 나아가게 하는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신앙의 선조들은 이곳 새남터에서 순교로써 주님의 부활과 생명의 증거자가 되셨습니다. 순교자들께서 생명을 바치면서까지 극적으로 실천적 신앙을 보여주었던 바로 그 땅 위에 세워진 성전에서 우리는 신앙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운 곳에서 순교자들의 신앙과 희망과 사랑을 따름으로써 주님이신 예수님을 세상에 증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2010년 새남터성당의 본당 사목목표는 ‘기도와 배움으로써 전교하는 공동체’입니다. 앞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기도와 공부, 봉사와 전교는 2010년 새남터성당이 지향하는 목표입니다. 주님의 은총 속에서 이웃과의 화해(和解)를 살며, 세상의 복음화(福音化)를 위해서 온갖 정성을 다 모아야 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의 축복을 빕니다. 아멘.
1. 기도 공동체
- 기쁨의 주일 살기
- 평일미사 참례의 생활화
- 가정과 본당 공동체에서 기도의 생활화(온가족이 하루 한 번 함께 기도하기 등)
- 소공동체 운동의 활성화(반별 가정 미사 봉헌)
- 성경 읽기의 생활화(미사前 신구약 성경 함께 읽기, 성경 쓰기, 全신자 성경 이어쓰기)
- 모든 모임에서 성경읽기와 복음나누기
- 성모신심의 강화(묵주기도의 생활화)
- 고해성사를 통한 믿음의 심화
- 성체와의 일치(성체조배)
- 순교자와 함께 하는 십자가의 길
- 남성 세대주를 위한 저녁 미사와 피정
- 초등부 주일학교 넷째 주일 교중 미사에 온 가족과 함께 참례하기
2. 공부 공동체
- 성체신비의 심화(미사, 성체조배, 성시간)
- 성모신심의 심화(강좌 참여, 공동 묵주기도)
- 피정 및 교육을 통한 신앙 성숙(전신자 대상 특강)
- 성경 공부(성경필사, 성경40주간, 성경못자리, 렉시오 디비나 등)
- 교회신문 및 간행물 구독 강화
- 창조, 생명, 자연, 환경에 대한 영성의 심화
- 가정성화와 가정복음화 프로그램과 신앙교육 참여
- 남성 세대주를 위한 저녁 미사와 피정
3. 봉사 공동체
- 친교를 이루는 본당행사(성지순례, 체육대회, 성가대회, 연도대회 등)
- 하느님 사랑 나누기(1년에 1~2회 이상 온가족이 함께 불우이웃 방문 - 위로, 청소, 도움 등)
- 신심 및 봉사단체 가입(1인 1단체 가입 - 성소후원회, 레지오마리애, 연령회 등)
- 노인대학 봉사자 양성
- 헌미헌금운동에의 적극적인 참여
- ‘하루 100원 모으기’ 운동
- 구역 내 병자 방문과 기도
- 지역사회의 어려운 가정이나 독거노인에 대한 관심과 지원
- 주일학교의 활성화
- 청년회의 활성화
- 성소후원회 활성화
- 기쁨 나누기: 칠순, 팔순 등을 맞이하는 신자들에게 미사봉헌, 축하카드와 선물드리기
- 가정 간호
- 단체별 자선활동 권장
- 이동 진료 및 건강 강좌
- 지역 주민과 함께 하는 문화 특강
4. 전교 공동체
- 생활의 증거와 전교
- ‘함께 하는 여정’ 교리 활성화
- 어린양 돌보기(1인 1선교)
- 잃은 양 찾기(쉬고 있는 신자 찾기)
- 새 영세자와 예비교우 돌보기(새로 나온 형제자매님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기)
- 전입세대 환영과 방문
- 본당 시니어 아카데미 문호 개방(지역 사회에 빛과 소금 역할을 하는 전교의 장)
- ‘복음화 2020운동’ 전개
- 지역 주민과 함께 하는 문화 특강
-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운동 전개
2009년 12월
순교성지 새남터 기념성당 주임 최현식 라우렌시오 신부